Agile Estimating and Planning 초벌 번역 완료 :: 2008/03/17 23:59
|
|
Agile Estimating and Planning이라는 Mike Cohn의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이 블로그를 통해서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벌써 넉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예정보다 보름 가까이 지체되었습니다만, 어찌되었건 이 책의 초벌 번역을 끝냈습니다. 이제 약간의 휴식을 가진 뒤에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교정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제가 그 동안 번역했던 책을 돌아보니, 꽤 많군요. 다음과 같은 책들이 있습니다.
1. 매혹적인 C++ (2004년 2월)
2. Advanced Unix Programming 2판 (2005년 2월)
3. 초보자를 위한 Visual C++ 6 (2006년 3월)
4. 초보자를 위한 UNIX 제 4판 (2007년 11월)
5. Beginning Ruby on Rails (2008년 2월)
정보문화사에서만 다섯 권의 역서를 냈습니다. 번역을 한 책들을 보면, 어떤 것들은 제가 아는 기술이고, 어떤 것들은 몰랐던 기술입니다. 몰랐던 기술에 대한 책을 번역하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번역할 당시에 문제가 되는 것은, 육체의 고단함입니다. 대개의 경우에는 그 고단함이 배운다는 즐거움을 압도합니다. 마감 시간에 쫓기게 되면 더더욱 그렇죠.
굳이 따져보니, 힘들기로는 "매혹적인 C++"이 제일 힘들었고 (700페이지가 넘었습니다) 내용의 난이도로는 "Advanced Unix Programming"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하면서 손이 아프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페이지 수는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만, 그림이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이 텍스트여서 그랬을 것입니다. 번역을 하면서, 소스 코드가 많은 책이 왜 번역하기가 편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 책을 번역하면서 Filco의 Majestouch 키보드를 사용했는데, 타이핑 소리가 시끄럽다고 다른 팀에서 민원이 들어올 지경이었습니다. 그냥 vi로 코딩 할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쨌든, 초벌 번역을 끝내고 이 책의 내용을 돌아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는 번역도 애자일 적으로 해 볼까..."하는 생각 말이죠. 그러면 "육체의 고단함이 배우는 것의 즐거움을 압도하는 일"을 좀 방지하고, 좀 더 인간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요?
번역을 프로젝트로 본다면, 번역하는 일은 비교적 추정이 쉬운 편입니다. 각 장을 스토리로 보고, 그 스토리의 규모는 페이지 수에 근거해 추정합니다. Mike는 추정을 할 때 1, 2, 3, 5, 8, 13처럼 피보나치 수열에 따라 증가하는 값에 맞아 떨어지도록 추정하라고 하는데, 책의 경우에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책 페이지 수를 세면 그냥 그것으로 일의 규모가 추정이 되니까요. 피보나치 수열을 쓰는 것은 추정치가 지나치게 세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 사실 페이지 수는 그냥 거기 있는 수일 뿐이니까, 그 값을 추정치로 쓰더라도 지나치게 세밀해 질 위험은 없거든요.
그렇다면 이제 두 주 길이 이터레이션을 써서, 매 주 마다 몇 점의 스토리를 마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책에 나온 대로, 이터레이션을 세 번 정도 돌아보고 그 평균 속도를 자신의 속도로 하면 됩니다. 매일 번역에 쓸 수 있는 시간으로는 이터레이션 계획을 만들고, 그 속도로는 릴리즈 계획을 만들면 되겠죠.
다만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와 번역 프로젝트가 다른 부분은, 번역 프로젝트에는 데드라인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기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점이 문제이죠. 속도가 예상보다 늦다고 릴리즈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고(베짱이 두둑하면 가능할수도...) 릴리즈 일정을 맞추기 위해 한 두 챕터 건너뛰고 번역을 할 수는 더더욱 없어요. 버퍼를 두기도 힘들죠. 남는 일정이 있어야 버퍼를 둘텐데, 그런 여유가 별로 없으니까요.
결국 일정을 맞추려면 매일 매일 작업량을 늘려야 한다는 안좋은 결론이 나와버리는 군요. 저는 풀 타임 번역가가 아니니까, 그렇게는 좀 힘들겠어요.

이 다음 책으로는 FIT for developing software라는 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다른 분께서 번역을 하기로 하셨는데, 워낙 바쁘셔서 바톤이 저한테 넘어왔습니다. 이 책은 연말까지 번역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번역할 때에는 애자일 적으로 해 볼까 싶은데, 그러려면 출판사 사장님을 좀 잘 구워 삶아야 되겠군요. ㅋㅋ 그런데 그건 제 능력 밖의 일이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