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9.12.09 09:38
지금까지 꽤 많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한 것 같다. 간단하게,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다.

성공적인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이 글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목표 없는 시간 관리는 공염불이다.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하도록 하자.

그 질문에 답을 내렸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도메인 지식이다. 도메인 지식은 내가 목표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온갖 활동들을 일관되게 꿰어 주는, 씨줄과도 같다. 결합된 활동들이 내가 회사에서 쓰는 시간을 구성하는 날줄들이라면, 이 것들을 하나로 일관되게 꿰어 주는 것이 도메인 지식이다. 여러분이 어떤 도메인 지식을 획득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면, 여러분이 회사에서 하는 일감들 사이에 어떤 일관성이 존재하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도록 하자. 그것이 실마리이다.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면, 적어도 자기가 목표하는 영역만이라도 분명히 하고, 그 영역으로 진입하기 위해 어떤 도메인 지식이 필요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내가 획득해야 하는 도메인 지식이 분명해졌다면, 이제 그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해 보자. 그리고 그것 사이에 우선순위를 평가하고, 그 활동 간의 결합 가능성을 살펴 보자. 활동들을 잘 결합할 수 있으면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낮아지고, 활동 수행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내가 해야 하는 활동들이 분명해졌다면, 이제 그 활동들을 어떻게 해 나갈지 실천 지침들을 세워야 한다. 구보씨의 사례처럼 모든 것을 합목적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사실 실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냥 일상 생활의 일부분으로 해 나가면 될 뿐이다.

그 결과로 여러분이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전문가(professional)라는 자격증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10,000시간의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이 필요함을 자신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역설한 바 있다. 참고로 그 책을 읽고, 필자는 엑셀 파일을 하나 만들어 한달 동안 내가 어떤 활동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쓰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놀랄만한 사실을 몇가지 발견했다.

하나는 내가 나를 개발하기 위해 쓰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 활동들이 집에서 어렵사리 마련한 짜투리 시간을 통해 수행되는 덕에, 10,000시간을 채울만큼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자기 개발을 해서는, 아마 전문가의 반열에 오르는 데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두번째는 그 활동들 간에 유기적인 연관성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듯이 영어 공부를 하는데, 도대체 왜? 당연한 듯이 책을 읽는데, 도대체 뭐하러?

시간을 쪼개어 자기 개발을 하려고 하지 말자. 그러면 필자와 같은 함정에 빠진다. 여러분의 시간표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보고 나누었을 때, 여러분은 회사에서 일하는 아홉시간을 전부 자기 개발 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문해 보자. 내가 일하고 있는 바로 그 곳에서 자기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대체 그 곳에서 무엇 때문에 일하고 있는 것인가?

그냥 월급을 주니까?

여러분이 회사에서 혹은 다른 종류의 일터에서 수행하는 모든 활동들은, 전부 여러분을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어 줄 기회이다. 그 기회를 전부 자기 개발의 기회로 삼도록 하자.

그러면 여러분은 아마, 자기 개발을 위해 시간을 쪼개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짧게(?) 글을 쓰려던 것은 아니었고, 좀 더 많은 인상적인 사례를 첨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하려던 말은 다 한 것 같고, 시간도 없으니 이 쯤에서 재미없는 이 글은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 글의 최초 아이디어를 제공한 많은 프로그래머 분들과 그간 이 글에 관심을 보여준 몇몇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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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병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

  1. ^^ 잘 읽었습니다. ㅎㅎ 미투데이에다가 그동안에 했던 글들을 모두 엮어서 책갈피로 만들었습니다. +_+)b

    하는 일이 많아지면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ㅡ0-)>
    그럴수록 더욱 시간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 시간을 잘게잘게 쪼게기 보다는
    커다란 목표를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도메인 지식들을 갖추고
    꾸준하게 노력해야겠습니다. 저도 전문가를 목표로 달려야겠습니다. ^^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2009.12.09 1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문가로 나설 수 있게 하는 힘은 도메인 지식에서 나온다" 라는 글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전문가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신 점 감사합니다~ ^^
    역시 삶은 배움의 연속... 많이 배우고 가네요~ ^^

    2009.12.20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원래는 프로그래머 소설을 보러 왔다가 시간관리에 대한 포스트가 있어. 읽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다 읽어 내려갔어요. ^^;
    가장 먼저 제가 되고자 하는 프로그래머상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도 화장실이나 찜질방가서, 커피숍, 등등 딱히 정해놓지 않고 독서는 하지만 그외에 말씀하신 사항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시간을 따로 내려고만 했어요. 독서처럼 다른 것에도 결합법칙을 적용해 보아야 겠습니다.
    (그래도 영어학원다니는 것은 계속 다니는게 좋겠지요?ㅎㅎ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0.03.20 15: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김병식

    제법 '짧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업무 시간을 자기계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더불어 두보씨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배워야겄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03.07 08: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너무 잘 읽었습니다.
    최근에 소식을 접해서 ^^; 프로그래머 소설부터
    프로그래머를 위한 시간 관리의 법칙등
    글도 잘 쓰시고 재미도 있어서
    지금 읽는 책(스티브잡스 전기)을 잠시 내려놓고 다 읽어가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를 위한 시간 관리의 법칙은 제 블로그에 링크만 포스팅(http://xyz37.blog.me/50143191391) 해도 될까요...?

    2012.06.11 1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